경북 김천시 증산초등학교 ‘행복축제’ 무대를 마치며...하얀 머리의 한 어르신이 두 손으로 꼭 쥔 채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그는 작년, 늦깎이로 초등학교에 입학한 학생이다.“나이가 들어 죽을 나이가 되었지만,꿈에 그리던 초등학교 교육을 받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작년에 입학의 문을 열어주신 교장선생님 덕분에드디어 진정한 국가 의무교육의 혜택을 누리게 됐습니다.”그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교정 안에 울려 퍼졌다.배움의 기쁨을 느낀 지 이제 겨우 2년째,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은 인생의 새로운 봄이었다.“이제 와서 분교라니… 하늘이 무너집니다.”
하지만 최근 김천교육지원청과 경북도교육청이증산초등학교를 분교로 전환하고 평생교육원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이에 어르신은 “그 말을 듣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우리는 글을 배우고 싶어 모인 학생들입니다.그런데 김천교육청과 도교육청은 우리를 ‘학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평생교육원으로 옮기면 초등학교 학생이 아니라 수강생이 되는 거지요.그렇게 되면 초등학교 졸업장은 꿈으로만 남습니다.”그는 말을 잇지 못하고 한참을 눈시울을 훔쳤다.“이제 2년째 배우고 있는데, 학교가 사라진다면 내 공부도 거기서 끝입니다.죽기 전 초등학교를 졸업해보는 게 마지막 꿈이었는데…”라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누가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행복축제 현장에는 이날 최병근 경북도의원이 참석해어르신들과 학생들의 공연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그러나 지역민들은 도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용진 도의원을 향해 아쉬움을 드러냈다.“지역민들과 상의 한 번 없이 이런 결정을 추진한다니 참으로 궁금합니다.배우고 싶다는 학생이 있는데 왜 문을 닫으려 합니까?행정 논리보다 사람의 마음을 먼저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