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5일 주말 오후, 김천 평화시장.5일장이 열리는 날이었지만, 유난스러운 무더위 탓에 평소보다 훨씬 한산했다. 점포마다 조용히 셔터를 내리는 풍경 속에서, 시장은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어두워진 골목, 낮은 간판 불빛 아래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상인들. 활기 대신 정적이 감돌았지만, 그 안엔 시장을 지켜온 시간과 사람의 냄새가 묻어 있었다. 다음 날은 시장이 공식적으로 쉬는 날이다. 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몇몇 상인들이 장사를 준비한다. 분식집에선 파 썰고 반죽을 만들며, 고깃집에선 돼지 부산물을 정리한다. 한 여름의 더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쉼 없이 내일을 준비한다. 이른 땀방울 속엔 한 가정의 생계, 한 지역의 전통, 그리고 한 사람의 자부심이 서려 있다.“쉬는 날도 없어요. 내일 장사하려면 오늘 준비는 해놔야죠.”한 상인의 말은 무심했지만, 그 안엔 깊은 책임감이 담겨 있었다.한때 이곳은 남매방, 파전분식, 삼포분식, 세무서 앞 포장마차 같은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곳들로 가득했다. 파전 굽는 소리, 철판 위 어묵 끓는 냄새,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골목마다 퍼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평화시장이 조금씩 침묵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교차했다.하지만 단지 과거를 그리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지금도 평화시장에는 묵묵히 하루를 버텨내는 상인들이 있다. 하루 장사가 끝나도 손 놓지 않고 다음을 준비하는 그들 덕분에, 시장은 아직 살아 있다.재래시장이 과거의 유물이 아닌, 오늘의 삶이자 내일의 공간이 되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시장에 가는 발걸음 하나, 상인과 나누는 짧은 인사 한마디가 지역을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다.무더운 여름, 평화시장은 잠시 조용했지만 결코 멈추지 않았다. 그 안에는 여전히 뜨거운 온기와 희망이 있다. 그리고 그 온기는 김천의 정체성을 다시 피워낼 불씨가 될 것이다.
최종편집: 2026-04-19 00: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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